아무도 없었으면 좋겠고, 혼자가 아니고 싶은 ‘굴러가는 조각들’
<잃어버린 조각들>은 조각이 없이 굴러가는 원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. 이 작품의 시리즈는 쉘 실버스타인(Shel Silverstein, 1930~1999)의 <어디로 갔을까, 나의 한쪽은> 이라는 문학에서 시작됩니다.
우리는 끊임없이 돌아가는 세상에 활력을 느끼기도, 권태를 느 끼기도 합니다. 비어버린 조각을 찾기 위해 구르는 원은 느리지만 많은 것을 볼 수 있고, 채워진 완전한 원은 너무 빨라 많은 것을 지나치는 것과 같습니다.
이를 기반으로 <잃어버린 조각들> 시리즈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순을 신체화한 시각매체로 표현합니다.
천 위에서 뒤섞이듯 복잡하고 형태가 온전하지 못한 것 또한 불안정한 인간의 존재, 굴러가는 조각이 없는 원을 표상하는 것입니다. 이것이 작업 속의 폭발적인 외로움과 절박함과 다르게 만들어지는 신체의 온기가 공허한 에너지로 발산되는 이유입니다.
한 번쯤, 굴러가듯 살아가며 궁금할 때가 많습니다. 누군가를 사랑해서도, 미워해서도 아닌 그저 존재에 대한 본능적 공허에서 우리의 조각은 어떤 모습으로 굴러가고 있을까요?